트럼프, 테슬라 차량 직접 구매…머스크 지지 선언과 주가 영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직접 테슬라 차량을 시승하고 구매하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 대한 강한 지지를 표명했습니다. 이는 최근 머스크의 정치적 행보로 인해 테슬라가 불매운동과 주가 하락 등으로 위기에 몰린 상황에서 나온 조치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머스크를 돕기 위한 적극적인 행보로 해석됩니다.

 

트럼프, 테슬라 보이콧에 강력 반발…“좌파 광신도들이 불법적으로 공모”

트럼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일론 머스크는 미국을 돕기 위해 위험을 무릅쓰고 환상적인 일을 하고 있다”면서, “급진 좌파 광신도들이 불법적으로 공모해 세계 최고의 자동차 제조사 중 하나이자 머스크의 ‘아기’인 테슬라를 보이콧하려 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나는 진정으로 위대한 미국인 머스크에 대한 신뢰와 지지를 나타내기 위해 내일 아침 새 테슬라 차를 살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최근 머스크가 정부효율부(DOGE) 수장을 맡으며 강력한 정부 개혁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민주당 지지층과 대립이 격화되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머스크는 대규모 공무원 감축과 정부 지출 삭감을 주도하고 있으며, 이러한 행보가 반대 진영의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키면서 테슬라 불매운동으로까지 번졌습니다.

 

백악관에서 테슬라 공개 시승…머스크와 함께 등장

트럼프 대통령은 약속대로 이날 낮 백악관 경내 사우스론에서 테슬라 모델 S 세단을 직접 시승하며 머스크와 함께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빨간색 테슬라 모델 S의 운전석에 앉아 “정말 아름다운 차”라고 거듭 칭찬했고, 머스크는 조수석에 앉아 있었습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 앞에서 머스크를 가리키며 “내가 테슬라를 구매하는 이유는 첫째로 이 제품이 훌륭하기 때문이고, 둘째로 이 사람이 이 일에 자신의 에너지와 인생을 바쳤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아주 작은 그룹의 사람들이 그를 매우 부당하게 대했는데, 나는 사람들이 애국자라는 이유로 불이익을 받을 수는 없다는 것을 알아주길 바란다”며 “그는 수십억 달러에 달하는 사기와 낭비, 모든 종류의 문제를 찾아낼 수 있기 때문에 곧 우리나라는 매우 강해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직 대통령 신분으로 인해 차량을 직접 운전할 수 없다는 점을 언급하며, “이 차량은 백악관에 두고 직원들이 사용하게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머스크 “미국 내 테슬라 생산량 2배로 늘릴 것”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끝난 뒤 머스크는 “나는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행정부의 훌륭한 정책 덕분에 테슬라가 향후 2년 안에 미국 내 자동차 생산량을 두 배로 늘릴 것”이라고 발표했습니다.

 

머스크는 테슬라의 전기차 생산 확대 계획을 강조하며 “정부가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고, 우리는 미국 내 일자리 창출과 혁신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날 백악관 행사에는 테슬라의 대표적인 모델인 모델 S, 모델 Y, 사이버트럭 등 총 5대의 차량이 전시되어 백악관이 ‘테슬라 전시장’으로 변한 듯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테슬라 주가 반등…앞으로의 전망은?

최근 테슬라는 머스크의 정치적 행보에 대한 반발로 미국과 유럽에서 불매운동이 확산하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테슬라 매장과 충전소를 겨냥한 방화 및 공격까지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테슬라의 판매 부진이 우려되는 가운데, 월가에서는 테슬라의 차량 판매 실적 저하로 인해 주가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을 경고하는 보고서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실제로 전날 테슬라 주가는 15.4% 폭락하며 2020년 이후 최악의 하루를 기록했습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테슬라에 대한 지지를 공개적으로 표명한 이후 이날 테슬라 주가는 3.79% 반등한 230.58달러로 마감했습니다.

 

전문가들은 테슬라의 향후 주가 전망에 대해 엇갈린 의견을 보이고 있습니다.

 

부정적 전망

• UBS와 베어드 등 일부 투자은행은 테슬라의 연간 판매량 전망을 하향 조정했으며, 올해 테슬라의 판매량이 예상보다 저조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 또한, 전기차 시장에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테슬라가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는 것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긍정적 전망

 

• 반면, 모건스탠리의 애널리스트 아담 조나스는 “테슬라 주가가 최근 급락했지만, AI 및 자율주행 기술이 장기적으로 기업 가치를 높일 것”이라며 지금이 매수 기회라고 평가했습니다.
• 테슬라가 텍사스 오스틴 공장에서 로보택시 및 자율주행차 관련 신기술을 공개할 예정이라는 점도 주목할 만한 요소입니다.

 

테슬라가 이번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지,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적인 지지가 장기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계속해서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논란과 비판…“백악관을 테슬라 전시장으로 만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행보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AP통신과 폴리티코 등 미국 주요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을 테슬라를 위한 임시 전시장으로 만들었다”고 지적하며, 대통령의 후원자에 대한 특혜로 비칠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AP통신은 “백악관이 약 8만 달러(약 1억 1,600만 원)짜리 테슬라 차량 구매에 대한 비용 처리를 어떻게 할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면서, “대통령이 사익과 공익의 구분을 흐릿하게 만드는 또 다른 사례”라고 비판했습니다.

 

또한,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백악관에 5가지 다른 테슬라 모델을 전시해 놓고 이를 홍보하는 모습을 연출했다며, “이것은 현직 대통령이 특정 기업을 직접 홍보하는 전례 없는 사례”라고 꼬집었습니다.

 

비영리단체인 책임과 윤리 시민연합의 조던 리보위츠는 “미국 대통령이 대통령직을 이용해 정부에 있는 억만장자에게 직접적인 혜택을 주려고 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테슬라 위기 속 트럼프의 강력한 지원…그러나 논란은 지속될 듯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테슬라를 구매하고 시승하는 모습을 연출하면서 머스크에 대한 강한 지지를 표명한 것은 테슬라의 주가 및 판매 부진을 타개하기 위한 강력한 지원 신호로 해석됩니다.

 

하지만, 백악관에서 특정 기업을 직접 홍보한 것이 윤리적인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으며, 테슬라 불매운동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가 소비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여전히 불확실합니다.

 

앞으로 테슬라가 이러한 논란을 어떻게 극복하고 시장 점유율을 유지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